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잉크의 선혈/내가 쓴 시

[시]자유의 착각

자유의 착각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나무 세 그루


오늘도 머리 위를 날아간 새는

주변 산 어귀에서

썩은 나무 구멍에 웅크린 애벌레로

허기진 배를 채웠을 것이다


저 이국의 땅에 실한 열매는 모르고

굳이 알려고 하지도 않고

부러진 가지로 소나무 틈에

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을 것이다


자유를 포기한 날개짓

그 새들은 내일도

날지 않는 날개짓을

푸드덕 푸드덕


두 다리로 어김없이

이곳, 겨울에 선 나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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