겨울숲
나무 세 그루
잎을 잃어야만 했던 나무들이 점점이 자리한 숲
얽히고설켜 바람에 나부끼는 대화는 이제 없다
앙상한 가지 사이로 겨울바람이 지난다
이웃 나무의 가지가 멀다
곤충들의 왕래가 뜸하다
널찍한 나뭇잎이 자리를 비운 가지의 끝
그 쓸쓸한 손에 홀로 매달린 날선 고드름
아침마다 서리를 차려 입어야만 하는 숲
그러나 누구도 추위를 말하지 않는다
그저 잎을 잃어야만 했던 나무들
묵묵히 하늘을 향해 줄기를 키우고
이제 그들은 또 하나
나무답게 원 하나를 그려야만 한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