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잉크의 선혈/내가 쓴 시

[시]겨울숲

겨울숲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  나무 세 그루


잎을 잃어야만 했던 나무들이 점점이 자리한 숲

얽히고설켜 바람에 나부끼는 대화는 이제 없다

앙상한 가지 사이로 겨울바람이 지난다

이웃 나무의 가지가 멀다

곤충들의 왕래가 뜸하다

널찍한 나뭇잎이 자리를 비운 가지의 끝

그 쓸쓸한 손에 홀로 매달린 날선 고드름

아침마다 서리를 차려 입어야만 하는 숲

그러나 누구도 추위를 말하지 않는다

그저 잎을 잃어야만 했던 나무들

묵묵히 하늘을 향해 줄기를 키우고

이제 그들은 또 하나

나무답게 원 하나를 그려야만 한다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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